21일 오후 서울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베를린'의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류승범은 지난해 9월 죽음의 위기를 겪은 뒤 삶의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류승범은 "지난해 일본에서 광고 촬영을 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태풍으로 아찔한 추락 위기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 끔찍한 상황은 무려 7시간이나 계속됐다. 류승범은 "비행기가 급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어느 순간에는 땅이 보였다가 어느 순간에는 구름이 보였다. 이코노미 클래스에 있던 한 승객은 죽음의 공포로 인해 개거품을 물고 발작증세까지 보였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
류승범은 “인생을 살면서 처음으로 죽음의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처음에는 공포에 떨었고,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가 지었던 모든 죄를 회개했다. 그때 내 삶을 돌이켜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고 여겼던 류승범은 7시간 만에 비행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초 김포행이었던 비행기는 인천을 거쳐 제주도에 비상 착륙했다.
류승범은 "그날 이후 한 이틀간은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 멍하니 있었다"면서 "그때 든 생각은 '오늘 하루를 즐기자'였다. 많이 웃고, 즐기자라는 긍정적인 가치관을 확립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류승범의 이 이야기가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 '롤러코스터'의 모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류승범은 "(하)정우 형에게 어느날 이 이야기를 했더니 영화화하면 안 되겠냐고 묻더라. 그래서 내가 기꺼이 허락했다"면서 원안을 제공했음을 밝혔다.
하정우는 이 이야기에 살을 붙여 '롤러코스터'라는 제목의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직접 연출에 나섰다.
'롤러코스터'는 한류스타 마준규가 탄 비행기가 예기치 못한 태풍에 휘말리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로 예측불허의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렸다. 주인공에는 정경호가 캐스팅됐으며, 지난해 12월 20일경 촬영을 마치고 현재 후반 작업 중에 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