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미션 임파서블4:고스트 프로토콜'로 한국을 찾은 지 2년 만에 내한한 톰 크루즈는 이번에는 서울이 아닌 부산을 택했다. 한 달 앞서 내한한 휴 잭맨이 "김연아 짱!"을 외치며 센스 있는 입담을 자랑했다면, 톰 크루즈는 발로 뛰며 전국구 할리우드 스타로 한 발 앞서 나갔다.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 100m 길이의 레드카펫이 깔렸다. 해마다 10월, 부산국제영화제때나 볼수 있는 긴 레드카펫이었다. 이 자리는 영화 '잭 리처' 홍보차 내한 톰 크루즈, 로자먼드 파이크,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을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이날 톰 크루즈는 레드카펫에 홀로 등장했다. 국내에서 지명도가 낮은 로자먼드 파이크나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함께 레드카펫에 등장할 경우, 소외할당 수도 있다는 우려를 했을 것이다. 때문에 자신이 팬과 충분히 시간을 가진 후 나머지 주인공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끔 계획했다.
톰 크루즈는 차에서 내리자마다 레드카펫 초입부터 팬들과 밀착된 만남을 가졌다. 할리우드 특급 스타를 눈으로 본 세대 불문 팬들은 열광했다. 스크린 스타를 직접 만나는 것만큼이나 기뻤던 것은 그가 그저 마네킹처럼 뻣뻣이 서서 손을 흔드는 수준이 아니라 직접 다가가 말을 건네고, 사진을 찍어주는 등 다정한 서비스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스타들에게서도 흔히 볼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날 레드카펫은 영화의 전당 바깥에서부터 내부 특설무대까지 이어졌다. 팬들은 내,외부에 나눠서 레드카펫 주변에 섰다. 주최 측 추정인원은 약 2,500여명이었다.
톰 크루즈는 영하의 날씨에 오랜 시간 떨었을 야외 팬들에게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외부에서 사인한 시간만 1시간 이상이었다. 이날 주요 행사 중 하나는 허남식 부산 시장이 마련한 부산 명예시민 위촉식이었다. 톰 크루즈의 오랜 팬 서비스에 행사는 지연됐다. 오후 9시에 예정된 '잭 리처' 시사회 시간, 기자들의 KTX 기차 시간 등 모든 것이 촉박해졌다.
다행히도 톰 크루즈는 행사 시간을 가까스로 맞추었다. 외부에서 기다린 모든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뒤 영화의 전당 안 특설무대안으로 빠르게 걸어왔다. 15분여의 위촉식과 축하무대가 끝나고 행사는 마무리 됐다.
그러나 톰 크루즈는 그냥 돌아가지 않았다. 영화의 전당 안에서 기다리던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많은 시간을 할애에 팬서비스를 해줬다. 주최 측과 취재진들도 감탄해마지 않을 해외 스타 '끝판왕' 다운 팬 서비스였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 시장이 커지면서 할리우드 스타들의 발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하나같이 최선의 팬 서비스를 보인 것은 아니다. 어떤 스타들은 주최 측에 까다로운 요구를 하면서도 성의 없는 팬 서비스로 인사치레만 하고 가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런 점에서 톰 크루즈의 정성어린 팬서비스는 본보기가 되기 충분했다. 한국 팬들은 톰 크루즈가 "왜 이혼했을까"나 "왜 사이언톨로지교에 빠졌나"와 같은 사생활에 대한 궁금증 보다는 "한국, 한국팬을 사랑하는 이유"가 더 궁금할 것이다. 그의 지극한 팬서비스를 보고 있으면, 한국을 사랑하는 것이 분명해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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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