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크리스마스 이브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날이죠.
이렇게 기분 좋은데 김 빼는 것 같아서 좀 죄송스럽기는 하지만, 성탄 전야에 기분이 들뜨는 이유를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과학적으로 파헤쳐봤습니다.
<기자>
크리스마스는 특별하게 보내고 싶습니다.
[박지현/대학교 3학년 : 남자친구와 조용한 곳을 좀 찾아가 거기서 서로 편지도 써주고 타임캡슐을 묻기로 했어요.]
크리스마스의 특별한 기분이 호르몬 작용 때문이라는 연구 논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듣고 보았던 크리스마스 캐럴과 트리는 뇌에서 과거의 기억을 일깨웁니다.
[조민기/대학교 3학년 : 어렸을 때 이제 조그만 모형 트리 같은 거 아래에 부모님이 선물 주시고 밤에 깨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이 기억은 호르몬을 분비시키는데, 먼저 엄마가 아기를 낳을 때 분비되는 '옥시토신'이라는 사랑의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이 호르몬은 믿음과 관대함을 증폭시킵니다.
동시에 자신을 소중한 사람처럼 느끼게 해주는 '이모티오닌' 또 망설임을 없애주는 '프레스티곤'이 분비됩니다.
평소 소극적인 사람이라도 이 2개의 호르몬이 동시에 작용하면 축제에 참여해 춤을 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쇼핑몰에 갔을 땐 이 두 호르몬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도 사게 만듭니다.
크리스마스 때 유독 많은 공연과 쇼핑몰 행사를 호르몬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겁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도 호르몬 때문입니다.
[정승준/한양의대 생리학과 교수 : 몸이 이제 너무 힘들게 되고, 그렇게 되면 몸에서는 다시 정상생활로 돌아오라고 하는 그러한 호르몬이 장에서부터 분비가 되고 그러면 장에서는 그런 크리스마스 호르몬을 더 이상 내지 않도록 하면서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죠.]
한 해를 뜨겁게 정리하고 차분하게 새해를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시즌, 이 속엔 호르몬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