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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도 눈 못 떼" 치매 환자 가족 삼중고

<앵커>

자기 몸도 성치 않아 보이는 백발의 남편이 치매에 걸린 아내를 간병하는 이 모습. 치매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현 주소를 보여줍니다. 치매, 더는 가정에만 맡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어서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5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을 수발하는 아내.

[(오늘 토정비결 어떻게 나왔대?) 만날 그래.]

자칫 홀로 집을 나가 길을 잃지나 않을까. 아내는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합니다.

[권주랑/치매 환자 가족 : 갑자기 집을 못 찾아오더라고요. 잠깐 내가 어디 갈 일이 있으면 할아버지를 두고 가야 되는데 못 두고 가잖아요.]

치매 환자 10명 중 7명은 배우자나 가족이 돌보고 있습니다.

심리적,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고통스러운 과정입니다.

치매 환자 가족 10명 가운데 8명은 치매 환자를 돌보느라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로 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인당 진료비가 연간 300만 원이 넘는데다 간병인이라도 두게 되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성희/치매가족협회장 : 문제 행동을 일으킬 경우에는 24시간이 아니라 36시간도 부족한, 그런 가족분들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더 우선적으로 등급을 받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양 시설에 보낸다 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최미선/요양병원 입원 치매환자 가족 : 또 눈이 시퍼런 거예요. 여기가 이렇게. 얼마나 속상하겠어. 우리는 누구한테 얘기할 수가 없어 거기 가면. 병원 내에서 하는 일이니까.]

치매 관련 예산으로 내년에 230여 억원이 편성되어 있지만 저소득층 치매 관련 환자에 대한 직접 지원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정현장/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상대적으로 환자가 중증을 앓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별로 뭔가 치료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없을 수도 있고 주변에서도 뭔가 거기까지 손길이 닿지 않을 수도 있는….]

게다가 환자 가족에 대한 정부의 금전적인 지원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국가 차원에서의 치매 예방과 관리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김태훈,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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