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빈집털이범이 자기 꾀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목격자 행세를 하다가 되려 허위 신고가 들통 나 검거됐습니다.
권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다세대 주택 안으로 들어갑니다.
조금 뒤 뭔가를 감춘 듯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나옵니다.
대낮에 빈 주택만 골라 귀금속을 훔친 절도범입니다.
하루 뒤 경찰에 목격자 신고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목격자 신고 전화 : 수상한 사람이 있어서 전화드렸어요. 빌라를 계속 돌아다녀요. 검은색 잠바 입고, 주머니 안에 뭐가 있는 것 같아요.]
목격자는 직접 경찰 앞에 나타났습니다.
경찰과 함께 돌아다니며 도주 방향도 알려줬습니다.
절도 사건이 벌어진 현장 부근입니다.
친절한 목격자는 경찰과 동행까지 해가며 목격 장면을 설명했지만, 경찰은 절도범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범인은 바로 옆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날 현장 부근에서 불심검문을 당했던 절도범이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목격자 행세를 했던 겁니다.
[강창호/서울광진경찰서 강력팀 : 목격자로 가장한 피의자의 진술대로 용의자가 안 나오고, 일대의 CCTV를 확인하다 보니까 그런 사람이 없었고 허위로 신고한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 의심하게 된 겁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 남은 범인의 족적과 목격자의 신발이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른 살 이 모 씨를 검거했습니다.
[이 모 씨/절도 피의자 : 불안했습니다. 신발(자국) 나온 거 보고 자수하려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지난 1년 간 서울 일대 빈집 37곳을 골라 5000만 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