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빼돌리다 발각되자 신기술자료를 유출하고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회사 측을 협박한 대기업 직원들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유령업체에 용역을 준 것처럼 꾸며 회사에 금전적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LG전자 직원 42살 윤 모 씨와 49살 박 모 씨를 구속기소했습니다.
LG전자 시스템 에어컨 사업부의 엔지니어링 기획팀 소속인 이들은 각자 부인 명의로 만든 업체 두 곳에서 번역 용역을 받은 것처럼 꾸미고 국책카드로 결제해 2010년 5월부터 올 8월까지 3억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국책카드로 결제한 뒤 구입처에서 대금의 70%를 돌려받는 식으로 3억6천여만원을 빼돌리는 등 회사에 8억여원의 손해를 끼쳤습니다.
이들은 범행이 들통나 회사에서 감사를 받게 되자 사측을 협박해 돈을 뜯으려고 에어컨 신기술 자료가 담긴 노트북과 외장하드를 유출했습니다.
에어컨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이 기술은 지식경제부에서 신기술 인증을 받은 것입니다.
이들은 회사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29억원을 주지 않으면 국책사업 관련 비리와 지경부 고위 임원에 대한 접대와 로비 내역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이후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협박이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검찰은 이들의 자택에서 빼돌린 자료를 전부 압수했으며, 다른 경쟁업체에 기술을 유출한 정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윤씨 등이 협박 메일에서 주장한 지경부 로비 부분은 계속 수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