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들어가 봤더니 트위터도 난리였습니다. 열차 안에 갇혀 있다, 더운데 에어컨도 안 들어온다, 뭐라고 방송은 나오는데 말만 하고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밖이 깜깜해서 무섭다 등등. 상황이 안 봐도 짐작이 됐습니다.
코레일에 어떻게 된 건지 확인 전화를 걸었습니다. 한 번은 안 받고, 두 번째 받더니 담당자라는 직원에게 전화를 돌렸습니다. 전화를 받은 언론 담당자라는 직원은 외근을 갔다가 좀 전에 들어와서 내용 파악이 안 됐다고 확인해 본 뒤 전화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승객 수백 명이 한 시간 가까이 터널 안에 갇혀있는데, 아예 상황을 모르고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됐지만, 일단 한 번은 이해해주기로 했습니다. 연락처와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전화 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코레일의 답을 기다리는 시간에도 제보가 계속됐습니다. 한 제보자는 스마트폰으로 직접 찍은 동영상을 보내줬는데, 동영상 속에 보이는 열차 안은 깜깜했습니다. 제보자와 전화 통화를 할 때 중간에 아기 울음소리도 들리던데, 깜깜한 터널 안에서 아기는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동영상을 보내준 제보자는 군인인데 오랜만에 휴가를 나와서 지금 이렇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미지](http://img.sbs.co.kr/newimg/news/201201/200533533.jpg)
그렇게 승객들의 공포와 불만을 공감하며 코레일의 답을 기다렸습니다. 10분, 20분, 30분 기다리다 보니 40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무슨 확인이 그렇게 오래 걸리나 싶어서 사무실로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세 번쯤 전화했을 때 한 직원이 받더니, 언론 담당 책임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줬습니다.
또다시 하염없이 시간이 흘렀습니다. 책임자는 계속 통화 중이었고, 답을 준다고 했던 아까 그 직원은 여전히 답이 없었습니다. 기자가 답답하게 전화를 기다린 그 긴 시간 동안, 승객들은 이 더운 날 여전히 긴 터널 속 찜통 같은 열차 안에 갇혀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걸고 또 걸고, 몇 번 전화를 걸어서 한참 만에 책임자와 연결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 책임자 얘기가 또 답답합니다. '3시 42분에 멈췄고, 4시 50분에 출발했다. 사고 원인은 차량 고장이다'. 이게 답의 전부입니다. 아니 누가 차량이 고장난 걸 모릅니까. 기자가 알고 싶은 건 그 차량이 왜 고장났는지, 승객들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인데, 늘 그랬듯이 사고 원인은 조사해 봐야 하고, 피해 내용에 대해서는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답니다. 전화한 시간이 열차가 멈춘 지 한 시간 반도 더 지났을 때 입니다. 도대체 뭘 알고 계시는 겁니까?
기자가 취재를 요청하는 건 개인적인 궁금증을 해결하려는 게 아닙니다. 코레일에 취재를 요청한 건 열차 안에 갇힌 승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이런 무성의한 대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
코레일 내부에서 최대한 별 일이 아니었다는 듯 해명을 만들고 직원들 입을 맞추는 동안, 기자는 애가 탔고 열차 안에 있던 노인과 여성 승객 일부는 실신 직전까지 갔습니다. 기자에게는 조사해 봐야 한다, 승객에게는 곧 후속열차가 올 거다, 앵무새처럼 같은 얘기만 반복할 게 아니라 지금 어떤 상황인지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전달해 승객들을 안심시키고 더운 날 병나지 않도록 대책부터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기사로 이런 얘기를 다 할 수는 없고, 너무 답답해서 몇 마디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