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밤중의 응급실 모습 보신 적 있으십니까? 복도까지 병상이 늘어서 있고 대부분 수련 과정에 있는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응급처지 정도를 해 줄 뿐, 전문의의 진료를 받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다음 달부터는 좀 달라집니다. 해당과 전문의가 응급실 호출에 반드시 응하도록 하는 제도가 도입됩니다.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한 대학병원 응급실입니다.
인턴과 레지던트가 대부분이고 응급실에 근무중인 전문의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응급실 간호사 : 환자가 오면 (당직 의사) 호출을 하거든요. 전공의 선생님계세요. (전문의) 교수님은 아니세요.]
분초를 다투는 응급 환자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응급실 환자 보호자 : 레지던트나 인턴들이 내려와서 하면 불안하죠. 제가 아픈데, '당신 전문의예요?' 물어볼 수는 없잖아요.]
지난해 숨진 응급 환자 가운데 이송이나 치료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해 숨진 환자가 3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다음 달부터는 병원이 개설한 진료과목마다 레지던트가 아닌 전문의를 예외 없이 당직 의사로 둬야 합니다.
[허영주/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지난 4일, '응급의료법 시행규칙 발표') : 숙련된 전문의가 직접 진료함으로써 응급실 과밀화가 해소되고 환자 중심의 응급실이 기대됩니다.]
대신, 당직 전문의가 병원에 상주하지 않고 외부에 있다가 비상 호출을 받으면 달려와 치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병원의 인력 사정을 감안해 달라는 병원협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비상호출, 즉 '온 콜' 제도를 허용한 겁니다.
다만, 병원 밖 당직 전문의가 호출에 응하지 않을 경우 병원에는 200만 원까지 과태료를 물리고 해당 의사에 대해선 면허정지처분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장운석·최준식,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