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조숙증 환자가 느는 것도 문제지만, 성조숙증이 아닌데도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성장이 좀 빨리 오니까 "어, 이거 키 크는 거 멈추는 거 아니야?" 이런 걱정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하지만 성조숙증도 아닌데 호르몬 억제 치료 받으면 과연 키 크는 효과가 있을까요?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가 또래보다 성숙해 보이면 부모 입장에선 일단 성조숙증인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연주/서울 홍파동 : 제일 걱정되는 건 쑥쑥 좀 잘 자라줬으면 좋겠는데 생리가 빨리 나와서 성조숙증 때문에 성장하는 데 지장이 있을까봐.]
11살 난 이 여자아이도 성조숙증이 의심돼 정밀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성조숙증 의심 증세로 진료를 받은 어린이 중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성 호르몬 분비에 별 문제가 없는 나머지 3분 2의 어린이 중 상당수가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성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성장 호르몬 분비가 억제됩니다.
이 때문에 성 호르몬 분비 억제제로 성조숙증을 치료합니다.
하지만 성장 호르몬의 정상적 분비를 위해선 어느 정도의 성 호르몬이 분비돼야 합니다.
따라서 성 호르몬이 매우 적을 경우 성장호르몬 분비도 함께 줄어듭니다.
또래보다 사춘기가 빨리 왔더라도 성호르몬 분비가 정상 수준이라면 성 호르몬 억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양세원/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성 호르몬을 완전 100% 차단 시키면 뇌하수체에서 나오는 성장 호르몬 자체도 분비가 잘 안 됩니다. 오히려 성장이 덜 되는 겁니다.]
성 호르몬 억제 치료에 앞서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라는 얘기입니다.
또 성조숙증 예방을 위해선 비만에 유의하면서 환경 호르몬 노출을 줄이는 동시에 유아기 때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영상편집 : 김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