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마트에 가면 정말 안 파는 게 없습니다. 이제는 반값 항공권까지 팔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들이야 나쁠 것 없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영업이 어려운 여행사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지요. 대형마트의 거침없는 영토확장 논란.
송욱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류성재 씨는 지난주 한 대형마트에서 일본행 항공권을 구입했습니다.
[류성재/대형마트 항공권 구매 : 작년에 일본여행을 다녀왔는데요. 그 때 60만 원 정도에 구입했는데 저가항공 알아보다가 가격대가 3분의 1 정도로 싸게 구입할 수 있어서.]
마트 측은 최근 일주일간 저가 항공사에서 싸게 사들인 항공권 1천200여 장을 고객들에게 팔았습니다.
여행사들이 받는 수수료도 받지 않고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만 붙여 팔다 보니 항공사에서 직접 사는 것보다 최대 40%까지 싸졌습니다.
[김상민/대형마트 부장 :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저가의 항공권을 판매할 수 있게 된 거고요. 앞으로 계속 이런 상품 발굴할 예정입니다.]
여행사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업체 간 경쟁으로 종전에 9%까지 받았던 수수료도 5%까지 내려갔는데, 대형 유통업체가 이렇게 뛰어들면 버틸 수 없다며 항의 공문까지 보냈습니다.
[여행사 관계자 : 이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으로 점점 확대되면 거기서 오는 문제점이 여행업계에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고요.]
'통큰 치킨'에서 골목상권과 갈등을 일으킨 이후 대형마트의 무차별 확장은 관련 업체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서 들여온 반값 TV와 반값 커피 원두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환영합니다.
[이의진/서울 행당동 : 소비자 입장에서는 좀 더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거니까 편리한 것 같아요.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대형마트들이 소비자와 밀착된 유통망을 무기로 업종을 불문하고 영역을 늘리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동훈/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당장은 소비자와 해당기업에 이익이 될 수도 있겠지만 미끼 상품 논란과 업종전문기업으로부터 이슈 제기에 휘말릴 우려도 있습니다.]
휴일 영업제한 등 각종 규제에 맞서 고객들을 끌어들이려는 대형마트의 몸집 불리기가 계속되는 한, 영역 다툼 논란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염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