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병원에서 CT, 컴퓨터 단층촬영을 하면 미량이지만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에는 CT 촬영 때문에 나중에 어른이 돼서 암에 걸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이 위암환자는 컴퓨터 단층촬영, 즉 CT로 조기 진단을 한 덕분에 정확한 수술이 가능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상희/위암환자 : 제 병을 정확하게 진단을 해야 원인 규명이 돼야 수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나라 CT 검사 건수는 지난 2000년 100만 건에서 2010년에 524만 건으로 10년 새 5배나 늘어났습니다.
해마다 평균 20%씩 증가한 것인데 미국의 증가율 추세보다 2배나 더 높습니다.
하지만, CT 촬영기계는 의료용 장비 가운데 방사선 노출량이 가장 많습니다.
평생 12번 넘게 CT 촬영을 할 경우, 아주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암 유발 위험은 더 커집니다.
지난 2001년 미국 콜롬비아 의과대학은 CT의 위험성에 대해 충격적인 연구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당시 해마다 어린이 60여만 명이 CT 촬영을 했는데, 이 가운데 500명 정도는 성인이 된 뒤 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 보고서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세포들이 활발하게 분열하는 성장기 어린이들은 방사선에 더 취약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특히,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보다 2배가량 방사선에 더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승은/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 (어린이는) 같은 방사선 양을 받더라도 더 민감도가 다르고 더 취약합니다. 그래서 특히 청소년까지는 굉장히 주의해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의료 종사자 429명에게 물어본 결과, CT 촬영을 할 때 환자의 방사선 피해를 고려한다는 경우는 절반을 조금 넘는데 그쳤습니다.
또, 이들 중 절반 이상은 방사선 피해 가능성에 대해 환자들에게 설명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제대로 설명한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습니다.
캐나다 의사 지침서에는 CT는 분명히 좋은 진단법이긴 하지만, 방사선 노출을 감안해 용법과 용량을 정확히 적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때문에, 방사선에 취약한 어린이는 가급적 CT보다는 초음파와 같이 방사선 노출위험이 없는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