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우자의 부적절한 이성관계는 당연히 이혼 사유가 됩니다. 그런데 그 부적절한 관계의 기준은 어디까지일까요? 법원은 이성과의 도를 넘는 전화통화도 가정파탄의 사유가 된다고 판결했습니다.
정혜진 기자입다.
<기자>
1남 1녀를 두고 있는 결혼 36년차 부부.
남편은 술을 마시고 툭하면 아내를 때렸고, 아내는 남편이 취미로 댄스 교습소를 다니는 걸 못마땅해 했습니다.
부부는 몸싸움을 할 정도로 자주 다퉜습니다.
그러다 남편이 다른 여성과 쇼핑을 하다가 아내에게 들켰고, 이후 남편이 그 여성과 일년 동안 3000통 넘게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남편의 한해 총 통화량의 70%가 그 여성과의 통화였던 겁니다.
부부는 서로 이혼 소송을 냈고, 법원은 남편이 아내에게 위자료 3천만 원을 주고 이혼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남편이 이성과 잦은 통화를 하는 등 단순한 친분 이상의 관계를 맺은 점을 들어,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임종효/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 :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장기간에 걸쳐 지나치게 많은 수의 전화통화를 한 사정을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을 묻는 근거 중 하나로 인정한 판결입니다.]
확실한 부적절한 관계 같은 전통적인 혼인파탄의 귀책사유 없이, 잦은 전화통화 만으로도 부부 사이의 신의성실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