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전화번호로 발신번호를 조작해 피해자를 속이는 수법의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몰래 빼낸 피해자 가족의 전화번호로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수법까지 등장했습니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조 모 씨는 지난달 말 딸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건 것은 딸이 아닌 낯선 남자로, 딸을 납치했으니 돈을 준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남성은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으로, 딸의 이름 등 개인정보를 알고 있었으며 마치 옆에 조 씨의 딸이 실제 있는 것 처럼 여성 비명 소리까지 들려주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여기에 발신번호까지 딸 휴대전화로 표시가 되면서 실제 딸이 납치됐다고 여긴 조 씨는 놀란 마음에 범인이 요구한 1000만 원을 준비까지 했지만, 다행히 중간에 실제 딸과 연락이 돼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최근 인터넷 전화가 발달하면서 발신번호를 마음대로 조작하는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다, 트위터나 메신저 등 SNS를 통해 시시콜콜한 개인정보까지 노출되는 경우도 많아져 보이스피싱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경찰과 금감원 등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는 약 8000건, 1000억 원 규모로 2010년에 비해 건수로 28%, 피해액은 39%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