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실시되고 나서 염색, 또 파마한 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청개구리 같은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이대욱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중학교 등교길.
갈색과 노란색으로 염색하거나 파마로 멋을 낸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섭니다.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입니다.
[등교 지도 교사 : (옛날엔 개학할 때 다 풀고 (왔나요)?) 그렇죠. 지금은….]
[학생 : (머리 왜 안 풀고 왔어?) 두발 자율화라고 해서. (예전엔 색깔 원래대로 하고 왔어요?) 네.]
두발 자율화를 명시하고 있는 서울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염색이나 파마를 한 학생이 얼마나 될까?
화면 왼쪽은 조례시행 이전부터 염색 파마를 허용해 온 중학교, 오른쪽은 규제해왔던 중학교입니다.
이 두 중학교의 2학년생 695명을 조사해 봤습니다.
염색이나 파마를 한 학생은 네 명 가운데 한 명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개성을 살리고 자유를 느끼고 싶어서"라고 답했습니다.
염색·파마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학생답지 못하다는 답이 많았습니다.
학교별로 비교해보니 이전부터 염색·파마를 허용해 왔던 학교가 염색·파마한 학생이 오히려 5%포인트 적었습니다.
"앞으로 염색·파마를 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도 염색·파마를 허용해온 학교가 역시 13%포인트 낮았습니다.
[강태중/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금지하면 그 행위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고, 전통적인 편견이나 관념에 근거해서 학교 문제를 다루고 청소년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자신의 나름대로의 가치를 바탕으로한 그런 결정을 하는 합리적인 주체들이고.]
진정한 학생 인권을 보장하려면 어른이 아닌 학생들 눈높이에서 광범위한 의식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서진호, 영상편집 : 위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