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서만 20곳 정차…'급행버스'가 마을버스?

<앵커>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할 때 광역버스 많이 타시죠? 모양은 직행버스인데, 중간 중간 들르는 정거장은 마을버스처럼 많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곳은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 강남을 이어주는 직행좌석버스 9600번이 운행을 시작하는 기점 정거장입니다.

제가 나와서 노선도를 샆려 보니까, 직행이란 말이 무색하게 고양시를 빠져나갈 때까지 무려 20곳에나 정차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아침 8시 20분 출발.

정류장이 계속 이어지고, 버스는 승객을 태우기 위해 1km가 멀다 하고 멈춰 섭니다.

[김정우/광역버스 이용 승객 : 새로 생겼어요. 하지만 거기까지 이동하는데 동국대 병원에서 여기까지 이동하는데도 20여 분 이상이 지나거든요. 직행버스에 대한 취지에 대해서 조금 벗어나는 건 아닌가.]

고양시내 구석구석을 모두 돌아 상습정체구역인 원당과 화정까지 지난 뒤에야 서울로 향하는 버스.

종점에서 곧바로 외곽순환도로를 탔다면 40분이면 충분했을 거리를, 1시간 40분이나 걸려 아침 10시에야 도착했습니다.

수도권 시민의 빠른 출퇴근을 위해 직접 운영한다는 광역급행버스, 이른바 M버스 정거장입니다.

남은 좌석수를 나타내는 숫자판이 0이 되자, 버스는 승객을 놔둔 채 문을 닫고 출발합니다.

승객들은 매일 아침 출근전쟁입니다.

버스 타기가 이처럼 힘들다보니 집 앞까지 노선을 연장해달라는 민원이 폭주하는 상황.

당장 급하다고 노선을 늘릴게 아니라 급행버스 정거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마을버스망을 확충하는게 현실적 대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