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벌써 닷새째입니다. 희생자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기적같은 구조 소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미야기현의 한 대피소 옥상, 주민들은 건물 바로 앞 진흙에 처박힌 차 안에서 생존자를 발견해 냅니다.
[(사람이 저기에 있다! 한명이 있다!) 누가 좀 구해주세요!]
자위대가 곧바로 나서 차 문을 열고 할머니를 구해냅니다.
토사와 자갈 때문에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꼬박 나흘을 차 안에서 버틴 할머니는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쓰나미에 휩쓸려 갔었어요?) 얼마나 휩쓸려 갔었는지… 무서웠어, 무서웠어.]
생사를 확인한 가족들은 안도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흙탕물로 뒤덮인 바다 위에서도 구조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산산조각난 나무 조각을 붙잡고 44시간이나 떠다니던 60대 노인.
음료수 두 병으로 버티면서도, 머리에 헬맷을 쓰고 대나무 장대에 빨간 천을 묶어 흔들며 구조대원들의 손길을 기다렸습니다.
게센누마시에선 건물 안에 갇혀 있던 탁아소 어린이 67명이 나토리시에선 40시간을 버틴 노부부가 구조됐습니다.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닷새째.
하루가 다르게 희생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서도 모두들 애타는 마음으로 생존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