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에는 국내 최대 두꺼비 서식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창 산란철임에도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등 심각한 생태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보도에 남달구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 최대 두꺼비 서식지인 대구 수성구 망월지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부근 산에서 겨울을 난 두꺼비 수천 마리가 이곳 저수지로 내려와 짝짓기를 합니다.
수심이 얕은 물가에는 산란중인 알들이 새까맣게 띠를 잇고 있습니다.
5월 중순 무렵이면 알에서 깨어난 새끼 두꺼비들이 다시 모태 고향인 산으로 올라갑니다.
수십만 마리가 새카맣게 떼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문제는 지난해 6월부터입니다.
어린 두꺼비 수십만 마리가 갑자기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지금도 한창 산란철이지만 두꺼비의 포접과 산란 모습을 보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개체수가 예년의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이재혁/녹색연합 대구 경북 운영위원장 : 어미 두꺼비의 수를 저희가 모니터링 했었는데 올해는 1천에서 2천 이하로 보이고요. 포접했던 어미 두꺼비들도 상당히 많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소중한 생태 환경을 지키고 보존해야 할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대책은 안이하기만 합니다.
아직까지도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성구청 관계자 : 한두 가지 이유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니고 기후 변화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명확한 원인이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곁이 차량과 사람이 많이 오가는 도로이다 보니 두꺼비는 이동중 이른바 '로드 킬'을 당하기 일쑤입니다.
도로변 극히 일부 구역에 형식적으로 철망만 쳐놓았을 뿐 쉽게 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안전한 유도 통로 설치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두꺼비는 환경부 지정 포획금지 야생 동물로 수중과 육상 생태계의 건강성 지표종입니다.
생태환경의 황폐화는 곧 삶의 재앙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저버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