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기동] '엉터리' 환경성 검토, 반복되는 이유는

<8뉴스>

<앵커>

골프장 건설 같은 큰 공사를 할 때는 그 위치는 타당한지, 또 환경훼손은 얼마나 될지 환경성 검토부터 먼저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졸속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재근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한 업체가 18홀 골프장을 짓겠다며 사전환경성 검토서를 제출한 곳입니다.

검토서엔 멸종 위기종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돼 있습니다.

골프장을 반대했던 주민들이 직접 확인에 나섰습니다.

커다란 눈에 길고 납작한 꼬리,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하늘다람쥐입니다.

여러 마리가 함께 관찰돼 이 일대가 집단 서식지로 추정됩니다.

무인 센서카메라에는 역시 멸종위기종인 담비와 삵도 찍혔습니다.

너무나 명확한 증거에 업체는 사업을 잠정 중단키로 했습니다.

[조승진/00 골프장 반대 주민대책위 : 주민들도 여기까지 입증을 하기까지 굉장한 노력이 필요했고, 행정이나 업체에서도 많은 손실이 왔단 말이예요.]

강원도 횡성의 또다른 골프장 예정지.

사전환경성 검토서엔 없다고 했지만, 역시 주민들에 의해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둑중개가 발견됐습니다.

이렇게 부실한 보고서가 반복되는 것은 사전환경성 검토를 대행하는 업계에 관련 전문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곤충을 전공한 석사급 연구자가 포유류와 조류까지 조사하고, 포유류 전공의 석사 학위자가 양서류와 파충류를 조사하기도 합니다.

[환경평가 대행업체 관계자 : 전공하신 분이 별로 없대요. 그것이 있다 없다에 대한 현황조사도 문제지만 조사하신 분들도 그것들의 생태적인 특성을 잘 모르시더라고요.]

더 큰 문제는 환경조사가 개발업자의 돈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입니다.

당연히 개발에 유리하도록 조사가 이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보고서가 조작돼도 처벌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이승현/원주녹색연합 사무국장 : 아주 중요한 기초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조사과정에서 주요한 종을 누락시키는 등의 부실 조사가 이뤄져도 대행업체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무분별한 개발의 사전 예방을 위해 사전 환경성 검토라는 제도를 만들었지만 보완장치가 미흡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