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 끼가 힘겨운데.."…무료 급식소 철거 위기

<8뉴스>

<앵커>

16년째 어려운 사람들에게 식사를 제공해오던 무료 급식소가 철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던 독거 노인과 노숙자들이 당장 밥을 굶게 생겼습니다.

최고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쉴 새 없이 지하철이 오가는 신도림역 고가 밑에서 올해 일흔인 유정옥 할아버지가 폐지를 주우며 홀로 살고 있습니다.

폐지를 팔아 버는 돈으로는 한끼 식사 해결도 어려워 끼니를 굶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점심 만큼은 근처 무료급식소 덕분에 거르지 않아도 됩니다.

따뜻한 한 끼 식사도 대접받고 같은 처치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도 할 수 있어 어느때보다 점심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그러나 독거노인과 노숙자들의 쉼터였던 이곳이 최근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구청에서 하천정비공사를 이유로 자리를 비워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급식소 측에서는 발에 불이 나도록 옮길 장소를 찾아봤지만 8곳 모두 계약 문턱에서 거절당했습니다.

[김인섭/사랑의 복지회 원장 : 막상 계약하려 그러면 애기들 공부하는데 지장있다 그러고 또 하나는 자기 건물값 하락된다고 다 거절합니다.]

당장 하루 식사를 해결할 곳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소식에 노인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유정옥/서울 신도림동 : 폐지 주워서 하루에 3천원 벌기 힘들어요. 여기에서 밥 한기 줘서 먹고 사는데, 없어지면 먹고 살기 어려워요.] 

담당 구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홍승/서울 구로구청 치수방재과 : 계약서가 이미 오래전에 만료됐고 그쪽에서 요청한 연장 요청도 충분히 들어줬습니다.]

16년 동안 어려운 노인들에게 밥 한 끼 이상의 행복을 안겨주던 무료급식소.

이웃과 행정당국의 부족한 배려탓에 급식소를 이용하던 노인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