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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만 원으로 여중생 성폭행 살인사건 무마시도"

중국 구이저우 1만 명 시위촉발한 변사 여중생 부친 폭로

최근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의 대규모 주민 항의시위 사태를 촉발한 여중생 살해사건의 피해 부모가 "당국이 단돈 9천위안(약 137만 원)의 보상금을 떠안기면서 사건을 덮으려 했다"고 폭로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숨진 리(李·15)모양의 아버지 리슈화(李秀華)는 "베이징에서 파견돼온 한 간부가 우리에게 용의자 한명당 3천위안(46만 원)씩 모두 9천위안의 보상금 제공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세명의 용의자 가운데 한명은 현지 정부의 고위간부 아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8일 구이저우성 웡안(甕安)현에서 성폭행당한 뒤 살해돼 하천변에 시신이 유기된 리양 사건과 관련, 공안당국이 용의자 세명을 하루만에 풀어주고 유족을 구타하자 주민 1만여명이 공안국 청사에 방화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었다.

리슈화는 "결코 '악마'와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 딸을 위한 정의만이 필요할 뿐"이라고 말했다.

보상안 수락을 압박한 이 당국자는 또 리양 부모에게 리양의 시신을 화장(火葬)용 영안실로 보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리씨는 덧붙였다.

현재 주민 100여 명이 당국의 시신 탈취를 막기 위해 지키고 있다.

리양 부모는 현지 경찰이 증거 은폐를 위해 이미 두차례나 시신을 탈취하려고 시도했었다고 전했다.

현지 공안당국은 조사결과 리양이 강물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부 범죄자들이 상황을 악용해 대규모 폭동을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소송을 낼 생각도 하지 마라. 이 세상에 정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리씨는 전했다.

현재 웡안현 시내는 2천여 명의 경찰이 비디오 판독을 통해 리양의 삼촌을 포함 300여 명의 시위 주동자를 체포하는 등 검거선풍이 불고 있으며 무장경찰 진주로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올림픽을 불과 41일 앞두고 발생한 이번 시위사태에 중국 지도부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저우융캉(周永康) 안보·공안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최근 시위사태 대처에 '중요 지시사항'을 일선에 하달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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