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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설 축포'…투르크메니스탄에 4:0 대승

허정무호가 통쾌한 설 축포를 네 발이나 쏘아올리며 7회 연속 월드컵축구 본선 진출을 향해 힘찬 첫 발을 내디뎠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차전에서 중앙아시아 복병 투르크메니스탄을 맞아 전.후반 곽태휘와 설기현(2골), 박지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4-0으로 대승했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 무대를 향한 대장정의 서막을 기분좋게 열어젖힌 한 판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자신에게 2-3 패배를 안긴 투르크메니스탄에 깨끗한 설욕전을 펼쳤다.

전반 43분 선제골을 안긴 수비수 곽태휘는 지난해 7월18일 인도네시아전 전반 34분 김정우의 골 이후 무려 549분 간이나 무득점에 그친 대표팀의 골 가뭄을 해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8위 투르크메니스탄은 거칠고 투박할뿐 프리미어리거 3인방이 합류한 태극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박주영을 전방에 깊숙이 놓고 좌우에 염기훈, 설기현을 꽂은 다음 박지성에게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겨 전체 공격을 조율하게 했다.

김남일, 조용형이 중원에서 뒤를 받쳤고 포백(4-back)에 이영표, 강민수, 곽태휘, 오범석이 포진했다. 골문은 올림픽팀 주전 정성룡이 지켰다.

지난달 30일 칠레전 선발에서 염기훈, 김남일, 조용형, 곽태휘만 빼고 전원을 바꿨다.

이날도 출발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기회가 많았지만 좀처럼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투르크메니스탄은 4-5-1 전형의 두터운 밀집 수비로 맞섰다.

전반 9분 박주영의 아크 뒤 프리킥이 골 포스트를 살짝 빗겨가고 4분 뒤 김남일의 스루패스로 다시 박주영이 골키퍼와 맞섰지만 볼 꼬리가 조금 길었다.

22분에도 박주영이 흐르는 볼을 끊어 단독 돌파로 직접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손끝에 걸렸다.

오히려 수세로 일관하던 상대 빠른 역습 전개에 당황하기도 했다.

허정무 감독은 일찌감치 전술 변화를 꾀했고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전반 39분 염기훈을 빼고 김두현을 투입한 다음 박지성을 왼쪽 측면으로 돌렸다. 김두현에게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기고 박지성을 날개로 뺀 포석이었다.

전반 43분 그토록 기다려온 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골넣는 수비수 곽태휘였다.

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두현이 살짝 빼준 볼을 설기현이 왼발 크로스로 올리자 골지역 오른쪽에 도사리고 있던 곽태휘는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돌고래 점프로 솟아올라 헤딩슛을 꽂았다.

정확하게 이마에 명중한 볼은 골키퍼 머리 위를 넘겨 세차게 그물을 휘감았다. 벤치에 있던 허정무 감독과 정해성 코치는 두 팔을 번쩍 들고 애타게 기다려온 첫 골에 환호했다.

태극호의 새해 첫 골이자 549분 골 가뭄을 해갈한 축포였다.

후반엔 일방적인 페이스로 프리미어리거들의 골 잔치가 시작됐다.

후반 초반 박주영, 김두현의 슛이 살짝살짝 빗나간 뒤 12분 추가골이 터졌다.

이번엔 프리미어리그에서 힘겹게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설기현이 해결사였다.

곽태휘가 길게 찔러준 로빙 패스를 박주영이 문전에서 낚아채 뒤로 빼주자 설기현이 수비 한 명을 제치고 깔끔한 왼발 슛으로 골문 왼쪽 구석을 꿰뚫었다.

후반 16분 수비 실수로 한 차례 위기를 넘긴 허정무호의 세 번째 골은 박지성의 발끝에서 터져나왔다.

박지성은 후반 25분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볼을 받자 한 번 치고 들어가면서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포로 투르크메니스탄의 골망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태극전사들은 멀리 영국에서 건너와 힘을 보탠 박지성에게 몰려들어 집단 골 세리머니로 월드컵행 첫 승을 맘껏 자축했다.

이어 설기현이 후반 38분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키퍼까지 제쳐낸 뒤 마무리 골을 꽂았다.

영하의 추위를 뚫고 상암벌에 모인 2만5천여 팬들은 모처럼 상암벌에 울려퍼진 대승 환호에 한없이 소리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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