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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물가...물가...물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를 흔들면서 세계 증시가 급락하자 증시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하지만 사실 진짜 우리 경제를 가시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은 바로 물가급등입니다.

지난 달(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9%로 200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요.

우리 장 바구니에 영향을 주는 생활물가는 5.1%로 상승폭이 더 컸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기조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준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대학 등록금을 비롯한 교육비의 상승 탓도 컸습니다.

문제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쉽게 사그러 들지 않을 전망이고 특히 원자재 가격 같은 경우 급등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습니다. 미국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연방기금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를 택하며 달러 가치가 크게 떨어져 달러에 투자하던 자금들이 대거 원자재 시장으로 몰리고 있고 이 추세는 단기간에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더욱이 원자재는 계속 페달을 돌려야하는 '달리는 자전거' 신세인 신흥성장국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기때문에 공급부족 현상에 투기현상까지 맞물려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10년 동안 '값 싼 상품'을 수출하며 세계 물가 안정에 기여해 온 중국이 정책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이런 입장을 택하지 않으면서 이제 '물가 상승'을 수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중국은 평균적으로 2.4%라는 비교적 괜찮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중국의 수요 증가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과 맞물려 미국 물가는 2006년 2.5% 상승률에서 지난해에는 4.1%로 훌쩍 뛰었습니다.

중국산에 거의 의존하다시피하는 장난감과 신발, 의류 같은 제품 가격이 무려 10%나 뛴 영향입니다.

실제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 수입품은 미국 전체 소비재 수입 물량의 7.5% 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그 품목이 장난감은 80%, 신발은 85%, 의류는 40%로 절대적입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중국이 비싸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면 되지 않느냐 생각을 하겠지만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옮겨 정착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그동안 물가상승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부담할 수 밖에 없죠.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이 '물가를 수출' 하면 중국산 재료는 물론 중국에서 가동된 미국산 장난감(예를들어 인기제품인 피셔프라이스 등)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정책적으로도 중국이 올해부터는 노동자에게 적절한 임금을 주라는 내용의 법을 시행하고 있고 환경오염에 대한 추가 부담금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더 이상 제조업 기지가 되기 어려운 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가 추구하는 것도 단순 가공업이 아니라 IT 산업의 부품 공장 같은 산업 위주로 구조를 바꾸려하고 있습니다.

복잡하게 설명드렸지만 결국 수입물가 상승 ---->우리나라 물가 상승 ---->제품 가격 급등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최근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달 연속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에 보듯이 우리 경기는 이제 정점을 찍고 서서히 상승 폭을 줄이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부동산 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과 증시 불안 등으로 쓸 수 있는 돈은 갈수록 주는 상황에서 물가 급등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장 큰 변수라고 봐야합니다.

새 정부가 눈에 보이는 경기부양책보다는 물가에 더욱 신경쓸 필요가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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