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 검사팀은 26일 제일모직 원종운 전무 등 그룹 내 간부급 인사 3명을 참고인 자격으 로 소환해 조사했다.
원 전무와 삼성전자 소속으로 알려진 또 다른 간부급 인사 2명은 이날 오후 3시께 조준형·이완수 변호사와 함께 서울 한남동 특검사무실에 출두해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은 채 8층 조사실로 들어갔다.
특검팀은 이른바 '차명계좌 개설 및 비자금 운용 의혹'과 관련해 이들을 상대로 해당 계좌에 명의를 제공했는지와 자금 운용에 관여했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이번 사건의 수사 단서를 제공한 김용철 변호사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변호사는 오후 2시께 특검 사무실에 나오면서 전날의 삼성화재 압수수색에 관한 견해를 묻자 "고객들의 푼돈을 모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나올 줄은 몰랐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작은 것들이고 큰 규모의 것이 나와야 한다"고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특검팀은 전날 새벽부터 약 16시간동안 삼성화재 본사와 이 회사 수유리 전산센터, 과천 삼성SDS e데이터센터 등 3곳에 대해 벌인 압수수색를 통해 박스 27개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하고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압수물들을 분석하고 있다.
특검팀은 '삼성화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 일부를 빼돌려 연간 15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회사 22층에 비밀금고가 존재한다'는 제보가 접수되자 전격적으로 이 회사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결과 관심을 모았던 비밀금고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음에 따라 특검팀은 각종 내부문서와 회계장부, 고객에게 지급 또는 미지급된 보험금 내역을 포함한 고객 관리자료, 전산자료 등 압수물들을 분석하면서 제보 내용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물들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지난 22일까지 이틀간 이뤄졌던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 창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나온 수천점의 미술품들 중 비자금으로 구입한 의혹이 드는 작품들에 대한 확인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