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대선후보들의 조상이 '문자 그대로' 무덤에서 돌아눕는다"
한국 대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풍수를 비롯해 각종 역술에 의존하는 후보들의 모습이 다시 해외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몇달 전 선산을 이장한 대선 '삼수생' 이회창 후보의 사연 등을 통해 한국 대선판에 불고 있는 '풍수 바람'을 전했다.
이 후보는 풍수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여 조상 묏자리를 좀 더 상서로운 장소로 이장한 경우로 소개됐다.
앞서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지난 2005년 선산의 조상묘를 새단장한 바 있다.
신문은 대선에서 2차례 고배를 마셨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후 조상의 묘를 옮겼으며 세번째 도전인 지난 1997년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풍수 전문가 박미찬 씨는 "풍수는 미신이 아니라 과학"이라며 "조상의 묏자리를 이장한 뒤 운이 트인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역술가의 예언 역시 대선판의 단골 메뉴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진영에서는 이 후보의 사주에 '금'이 4개나 들어있어 특별한 운을 상징한다며 의기양양하고 있다.
장안의 역술가들은 저마다 대선 결과를 둘러싼 '천기누설'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대통령리더십 연구소의 최진 소장은 "대선 후보들은 자신들의 승리를 암시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믿고 싶어한다"며 "선두주자는 역술을 통해 승리 가능성을 재확인하고, 다른 후보들은 희망을 얻는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