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2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삼성비자금 사건 특검 수사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불개입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삼성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권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에게 애정 어린 권고를 한 말씀 드리겠다"며 "노 대통령은 지금부터라도 삼성 특검에 대해 방해하는 발언을 일절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삼성 특검이 시작되려 하니 재벌 총수를 처벌하는 방향은 안된다고 했다고 한다"며 "제1당 후보가 핵심 범죄행위자에게 방어막을 쳐주고 있는 것이며 이는 범죄 은닉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후보 둘 다 재벌 비호세력이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며 "저 권영길은 노 대통령과 정 후보의 삼성 특검 방해에 대해 정면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부유세' 대신 '사회복지 목적세'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권 후보는 삼성그룹에 사회복지세를 적용할 경우 24개 계열사가 7천426억 원을 내야 한다면서 "민노당은 분명하고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 후보가 삼성 특검을 놓고 노 대통령과 정 후보의 대척점에 스스로를 자리매김하는 것은 '대 삼성 공세'의 선두에 나섬으로써 진보 후보의 선명성을 부각하고 분산된 진보 진영 지지표를 자신에게로 규합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금 선거판이 1강 2중 2약 체제로 얘기되고 있지만 5일이면 BBK 검찰 수사결과가 발표되고 조만간 범여권 단일화가 이뤄져 수구 보수 한나라당과 무능 보수 범여권, 그리고 진보 정당 민노당이 될 것"이라며 "부패와 특권, 차별이 없는 세상을 확실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오후에는 태평로 삼성 본관 앞에서 종로 삼성생명 빌딩 앞까지 가두 행진을 하며 삼성 비자금 사건의 명확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저녁에는 신촌의 한 포장마차에서 직접 서빙을 하며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진보포장마차'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