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급등하는 기름값에 대해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정부와 정유사들은 마진탓이다, 세금탓이다 하면서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습니다. 누구탓인지 가리는 김에 기름값 낮출 수 있는 방법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진호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바 목이 좋다는 서울 여의도의 한 주유소입니다.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무려 1779원, 사상 최고기록을 또 갈아치웠습니다.
기름값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자 정부는 이례적인 자료를 내놨습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의 휘발유 값을 분석한 것인데요.
소비자 가격이 8.7% 오른 6개월 동안 유류세는 1.2% 오른 반면, 원유 도입가격에서 공장출하가격을 뺀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무려 59%나 올랐다는 것입니다.
높은 기름값은 세금이 아닌 정유사들의 폭리 때문이라는 게 정부측의 주장입니다.
발끈한 정유업계는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또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30%의 중유는 큰 적자를 감수하고 팔고 있는 만큼, 휘발유만을 내세운 정부의 계산법은 틀렸다는 주장입니다.
[주정빈/석유협회 홍보팀장 : 출하가격에는 제품 생산을 위한 비용들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전부 합산해서 정유사의 정제마진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책임 공방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은 분통이 터집니다.
[정옥주/서울 신월동 : 서로 막 떠넘기기 작전을 하지 말고, 니 탓 내 탓 하지 말고 일단 소비자 입장은 기름값을 내려주면 그것 밖에 바랄 것이 없어요.]
정부는 세금으로 기름 소비를 억제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지난해 유류세로만 26조 원을 걷는 등 손쉽게 세금을 거두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에너지 산업보호를 명분으로 국내 정유사들에게만 유리하게 돼있는 기름값 결정 구조도 이번 기회에 보다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