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몸이 아픈 피고인을 위해 판사와 검사, 그리고 변호사가 병원을 찾아가서 재판을 열었습니다. 출장 재판입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일산의 한 종합병원 내 회의실입니다.
전방에 판사석, 양 옆에는 검사와 변호인석이, 그리고 마이크까지 마련돼 일반 법정과 다를 바 없습니다.
판사들이 법복을 입지 않은 점만 다를 뿐입니다.
거동이 불편해 법정에 출석할 수 없는 피고인의 사정을 감안해 열린 출장 재판입니다.
[한창석/피고측 변호사 : 환자분이 회복하는게 시일이 많이 걸려가지고, 그런 반면에 재판은 또 해야 되겠고, 그래서 아마 기일을 잡은 것 같습니다 병원으로.]
서울 모 재개발 지역 조합장이었던 유모 씨는 시공사로부터 수십억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6월 기소됐지만, 한 차례 재판도 받지 못했습니다.
기소에 앞서 지난해 2월 운동을 하다 목을 다쳐 전신이 마비된 뒤 1년 넘게 입원 치료를 받아 왔기 때문입니다.
[이종호/00병원 홍보팀 : 병원에서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환자분의 안전과 이런 상황을 최대한 대비하기 위해서 의료진 배치를 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공간이 좁은데다 환자의 신체적·심리적 상태를 고려해 비공개로 진행했습니다.
40분 동안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유 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다시 병원을 찾아 유 씨에 대한 선고 재판을 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