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년에 걸쳐 미군 기지 이전 반대를 외치며 이주를 거부했던 평택 대추리 주민들이 결국 옆 마을로 이주를 시작했습니다.
정든 고향 마을을 떠나는 대추리 사람들을 유재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올해 72살인 홍완희 할머니, 19살에 시집 와 53년동안 이곳 대추리에서 논밭을 일구며 3남매를 키웠습니다.
하지만 내일(31일)이면 정든 집을 떠나야 합니다.
농사짓던 땅을 떠나는 마음, 집 앞 텃밭에 심은 마늘이 못내 걱정스럽습니다.
[홍완희/대추리 주민 : 이런걸 놔두고 가니 발길이 떨어지겠어?]
이삿짐을 싸는 다른 주민들도 손 때 묻은 터전을 떠나는 게 아쉽기만 합니다.
정부가 이주에 따른 생계 대책을 세웠다지만 주민들은 미덥지 않습니다.
[대추리 주민 : 취로사업인가 시켜준다고 해서 오늘부터 나가는겨. 종일 일하면 점심값이랑 해서 하루에 3만 3천원 준대.]
대추리 주민들의 이주단지가 조성되는 내년까지 주민들이 머무를 임시 거주지인 평택시 팽성읍 송화리입니다.
대추리에서 20여 분 떨어진 이곳에 주민들이 하나씩 모여듭니다.
국방부는 모레까지 주민 이주가 완료될 것이라며 주민들과 합의로 갈등을 해결한 모범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아쉬움은 깊어만 갑니다.
[홍완희/대추리 주민 : 안 울면 정상이 아니지. 살던 곳을 떠나는데. 아들, 딸 여기서 다 키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