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지난해에는 집값 때문에 아파트 단지의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눈에 띄었는데, 요즘 서울 곳곳에서 자신들이 사는 동 이름을 바꿔 달라는 요구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 속사정을, 남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풍납동의 아파트 단지마다 이색적인 플래카드가 내걸렸습니다.
풍납 1, 2동을 잠실 8, 9동으로 이름을 바꿔 달라는 요구입니다.
이유가 뭘까.
[풍납동 주민 : 아이가 학교에서 '풍납동 산다'고 하니까 물에 빠진 동네라고 '퐁당동'이라고 놀리면서, 노래도 있다고 그러더래요.]
[김기숙/풍납동 주민 : 알게 모르게 너희 동네는 집값도 싸고, 여러가지로 낙후된 동네 그렇게 무시해요.]
지난 90년 수해 당시 굳어진 동 이미지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평가 절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풍납동의 평당 아파트 가격은 평균 천6백14만 원이지만, 성내천 건너 잠실동의 아파트 가격은 배 이상 비싸집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봉천동에서도 동 이름을 바꿔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잇따르면서 구청이 다음 달 직접 설문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김효겸/서울 관악구청장 : 봉천동 하면 달동네, 신림동은 판자촌,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이미지가 많이 바뀐 상황이기 때문에...]
비슷한 이유로 서울 하일동은 올해부터 '강일동'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김우희/부동산컨설팅업체 상무 : 명칭에서 오는 자산 가치가 다르게 느끼는 심리적 감이 이렇게 동네 이름까지 바꾸려는 움직임을 낳는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해 7월 주민 3분의 2만 동의하면 동 이름을 바꿀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앞으로도 유사한 요구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