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서는 길거리나 시내버스 등 사람들이 많은 곳도 범죄의 안전 지대가 아닙니다. 코앞에서 범죄가 발생해도 중국인들이 선뜻 나서지 않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베이징 김민표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 쓰촨성 충칭 시내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강도 2명이 흉기를 휘두르며 행인의 서류 가방을 빼앗아 달아납니다.
피해자는 피를 흘리며 따라가 강도들과 격투를 벌입니다.
근처를 지나던 버스 운전사가 버스에 있던 소화기를 꺼내 분말을 뿜어댑니다.
그사이 강도 한 명은 달아나고 피해자는 나머지 강도를 붙잡은 채 다른 행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습니다.
잠시후 이 강도마저 피해자를 뿌리치고 달아납니다.
그래도 행인들은 바로 코 앞에서 벌어진 일을 지켜보기만 할 뿐입니다.
피해자는 결국 과다 출혈로 숨졌습니다.
[담당경찰 : 피해자를 바로 옆 한의원으로 옮겼으나 피를 많이 흘려 곧바로 사망했습니다.]
지난해 20월에는 베이징 시내버스에서 10대 소녀가 승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자 안내원에게 뭇매를 맞아 숨졌습니다.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다는 중국인들의 전통 의식이 잘 드러난 사례들입니다.
공공장소에서의 범죄가 잇따르자 중국인의 정의감이나 의협심이 땅에 떨어졌다며 경찰마저 개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