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재벌 총수들은 자기 지분보다 많게는 25배나 큰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객의 돈이 총수의 지배력 강화에 쓰이는 경우도 여전했습니다.
고철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 38개 대그룹을 거느리고 있는 재벌총수 일가의 평균 지분은 불과 4.94%.
특히, 삼성은 0.8%, SK 1.5%, 현대 2.1% 등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계열사끼리 서로 출자 고리를 연결함으로써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총수지분이 전혀 없는데도 지배를 받는 계열사가 전체의 60%에 달했습니다.
보험같은 금융사를 통한 계열사 지배는 더 심화됐습니다.
특히 최근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삼성의 금융사 출자가 많았습니다.
[이병주 / 공정위 독점국장 : 금융보험사의 출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집단은 '삼성'이고 가장 많이 감소한 집단은 '현대자동차'로 나타났습니다.]
금융사를 이용한 계열사 지배는 고객돈을 재벌총수의 지배력을 높이는데 사용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김선웅/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 :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많은 계열사를 지배하려다 보니까 자금 동원이 쉬운 금융계열사를 이용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38개 그룹의 총수일가는 지분보다 최대 25배가 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배구조 왜곡은 선진 외국기업에 비해 최대 8배 가량 심각한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