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좋은 공기, 들뜬 기분에 등산하시면서 술을 드시는 분들이 많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음주 산행'이 사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세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등산로에 주저앉은 채 구조대의 손길을 기다리는 60대 노인.
술을 마신 뒤 하산길에 미끄러지면서 발목 골절을 입었습니다.
[(약주 드셨어요?) 아니 그냥, 셋이서 한 병(나눠 먹었어요.).]
술에 취한 또다른 50대 여성.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암벽에 머리를 부딪혔습니다.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먹어요?) 먹은 것도 없는데 그래.]
가을이 깊어가면서 등산객으로 붐비는 서울 북한산.
쉼터 곳곳마다 막걸리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주변에는 어김없이 술병들이 널려 있습니다.
[와, 맛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술 취해서 가지도 못하겠다.]
낭떠러지 암벽에 걸터 앉아 술판을 벌인 사람들은 보기에도 아찔합니다.
[(위험하지 않아요?) 스릴이 있는 데가 좋잖아요.]
이렇다 보니 올 가을 서울에서 발생한 20여건의 산악사고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음주 관련 구조 사고입니다.
[장형순/119 특수 구조대 : 등산을 하다보면 체력소모가 큰 상태에서 술까지 마시게 되면 쉽게 취하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긴장이 풀어지는 하산길에서 사고가 잦은 만큼, 산행을 마치고 내려올 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