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군대에 안 가려고 별의별 희한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내리 3대가 국방의 의무를다하고 굳이 안와도 된다는 군대에 자기 돈 써가며 들어온 청년들도 있습니다. 이른바 병역 명문가 사람들.
김우식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97년 동부전선에서 운전병으로 복무 중 폭발사고로 눈을 다쳐 전역한 류범열 씨.
시력도 잃고 운전면허도 취소됐지만 유씨는 군에 간 것을 한 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류범열/대구 율하동 : 사고는 사회에서도 당할 수 있고 군대에서도 당할 수 있는 건데 군대에 갔기 때문에 사고 당했다.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유씨의 이런 마음가짐에는 자랑스런 가족사가 녹아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6·25 전쟁이 일어나자 낫 대신 총을 들고 입대했다 두 달 만에 전사했고,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아버지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시달리다 재작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3대가 국가유공자가 된 류씨 가족은 병무청이 올해 처음 선정한 40대 '병역이행 명문가' 중 최고의 가문이 됐습니다.
[류범열/대구 율하동 : 쑥스럽습니다. 당연한 일인데 상 받는다는 것이 참 그렇네요.]
외국 영주권이 있지만 자진입대한 이민석, 이재민 형제와 병을 치료해 해병대에 입대한 이정석 일병 등 모범장병 15명도 표창을 받았습니다.
[이재민 이병/파라과이 영주권자 : 한국사람이니까 당연히 와야 된다고 생각해서 왔습니다.]
신종 병역면제 사건이 큰 물의를 일으키는 가운데 충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한 이들의 모습은 더욱 그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