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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 할아버지 '안타까운 투신'

<8뉴스>

<앵커>

홀로 외롭게 살던 한 70대 실향민이 15층 아파트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습니다. 자신을 돌봐준 자원 봉사자 자녀에게 그동안 모은 돈을 전해주라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강원민방 조현식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1일) 오전 7시 20분 쯤 강원도 속초의 한 임대 아파트에 사는 78살 임모 할아버지가 이 아파트 15층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서엔 250리 떨어진 고향 통천을 가지 못하고 떠난다는 한맺힌 사연이 적혀 있었습니다.

한 달에 30만원의 생계 보조금으로 힘겹게 살면서도 세상에 남긴 돈은 1500만원. 봉사한다며 도로변의 화단을 가꾸기 위해 보조금을 아끼고 아껴 꽃씨를 사고 남은 전재산입니다.

[황동일/이웃 주민 : 국가에서 돈이 나오니까 그돈을 그냥 어떻게 받느냐며 등산로 청소도 하고 꽃씨도 뿌리고 그러셨습니다.]

할아버지는 유서 끝에 자신을 보살펴 준 자원 봉사자들의 어린 두 자녀들에게 자신의 전재산인 천5백만원을 남기겠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5년 전 하나뿐인 딸과도 소식이 끊긴 외로움만큼이나 북에 두고온 두 동생을 평생 그리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심정을 말해주듯 그가 떠난 집엔 꽃씨가 상자 가득 발견됐습니다.

60여년 내내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속에 임할아버지는 꽃씨와 사랑을 남기고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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