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버지의 매질을 피해 위탁가정에 머물고 있던 초등학생이 아파트 10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집으로 돌아가는게 죽기보다 더 싫었던 모양입니다.
광주방송 정지용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20일) 밤 11시쯤 광주시 오치동 한 아파트에서 11살 이모 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숨진 이 군은 잦은 가출과 도벽으로 아버지에게 심하게 매질을 당해오다 지난 해 6월부터 위탁가정의 보호를 받아왔습니다.
{김은영/ 광주시 아동학대예방센터 : 심리적으로 아주 불안했고 상처가 많았기에 그때 당시에는 위탁 가정에서 보호를 해야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군은 지난 16일 위탁가정에서 돈을 훔치다 들켜 야단을 맞은 뒤 아무도 몰래 그 곳을 나왔습니다.
자신을 때리는 아버지에게 되돌려보낼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이웃집 누나 : 위탁가정 보모가 말 안들으면 아빠에게 보낸다고 하니까 무서워서 집에 못간다고 하더라구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부랴부랴 이군을 찾아 나선 위탁가정 보모는 어렵사리 이군을 찾아냈지만 이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불러왔습니다.
보호자가 찾아왔다는 사실을 안 이군은 이곳으로 달려와 10층 아래로 뛰어내렸습니다.
가정폭력을 피해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택한 한 초등학생의 죽음은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