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북송금 사건의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박지원, 임동원씨 등 지난 정부 햇볕 정책의 핵심 인사들이 나란히 법정에 섰습니다.
보도에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재판정으로 향하는 피고인들의 얼굴은 무척 어두웠습니다.
{임동원/전 국정원장 : 모든 것은 나중에 법정에서 밝히겠습니다.}
수백 명의 방청객들이 법정을 가득메웠습니다. 피고인석 맨 앞줄에는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 등이, 뒷줄에는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정몽헌 현대 회장, 그리고 박지원 전 문광부 장관이 앉았습니다.
송두환 특검팀은 산업은행의 불법 대출과 대북송금 과정의 절차상 하자 등에 대해 피고인들을 강도높게 신문했습니다.
박지원씨는 "북한에게 5억 달러 제공을 약속했느냐"는 질문 등에 대해서 ´남북관계 특수성´을 내세우며 진술을 거부해 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기호씨 역시, 정부측 1억 달러 준비를 담당했다는 특검측 주장을 적극 부인했습니다.
특검 수사 결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북 송금을 사실상 묵인했다는 주장도 제기돼, 앞으로 석달 동안 진행될 재판 과정에서 어떤 관련 진술이 나올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