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7일) 상봉한 이산가족들 가운데는 납북된 외아들을 36년만에 만난 노모도 있었고, 부부 상봉도 11쌍이나 이뤄졌습니다.
금강산에서 정성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36년 전 고기잡이를 갔다가 납북된 외아들을 만난 이강삼 할머니. 아들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온갖 풍파를 견뎌왔지만 막상 아들을 대하자 가슴이 찢어져 말문을 열지 못합니다.
{윤경규/북측 아들(납북 어부) : 어머니 울지 마세요. 기쁜날.}
전쟁통에 북에 두고 내려온 아내와 딸을 반세기만에 만난 차종길 씨. 처자식을 놔두고 혼자 내려왔다는 죄책감때문에 주름진 아내의 손만 잡은 채 어쩔줄을 모릅니다.
평양에서 음대를 나왔다는 황혜경 할머니는 눈 앞에 나타난 여동생과 조카의 모습이 믿기지 않습니다.
{황혜경/남측 언니 : 가슴이 뛰어가지고 내가 약 먹잖아. 우리 동생, 동생의 아들.}
이산 가족들은 혈육을 만난 설레임을 안고 오늘 밤을 지샌 뒤 내일은 개별상봉을 갖고 애틋한 혈육의 정을 되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