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태풍 '루사'가 그 무서운 기세로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 지 일주일이 됐습니다. 재산피해가 5조3천억원을 넘어선 수해지역에서는 휴일도 잊은 채 복구작업이 계속됐습니다.
김희남 기자가 헬기를 타고 둘러봤습니다.
<기자>
수해의 상처는 아직 남았지만 하늘에서 내려다 본 수해현장은 어느듯 확연하게 정리되고 있습니다. 복구의 손길이 골목을 가득 메웠습니다.
폐허더미였던 마을은 어느새 옛모습을 되찾고 있습니다. 쓰러진 전봇대를 다시 세우고, 쓸려나갔던 장독대도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흙더미를 뒤집어쓴 옷가지를 빨아 말리느라 마을앞 개울은 빨래터가 됐습니다.
하늘에는 하루종일 헬기가 분주히 오가며 아직도 고립된 마을에 구호물품을 날라다 줍니다.
휴일을 맞은 경포 백사장. 해변의 정취를 즐기는 연인들을 대신해 오늘(8일)은 자원봉사자들로 채워졌습니다.
경운기까지 동원해 바닷가로 밀려나온 수해 쓰레기를 치워냅니다. 복구에 속도가 붙은 듯 헬기를 보고 손을 흔드는 여유도 있습니다.
설악산 깊은 계곡에도 중장비가 들어갔습니다. 뿌리째 뽑혀 나간 아름드리 나무를 실어내고, 아쉬운대로 응급 복구한 등산로를 따라 휴일 나들이 행렬이 이어집니다.
가을 들녘에선 애타는 농심이 물에 잠긴 벼를 일으켜 세웁니다. 그러나 워낙 오래 물에 잠겨서 결실을 맺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강원도에서는 오늘 3만명이 넘는 민간인 봉사단과 군병력이 수재민들의 복구작업을 도왔습니다.
유례없는 태풍에 이어 복구가 시작된지 벌써 일주일. 대자연이 남긴 재앙은 엄청났지만, 수마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수재민들의 복구 의지와 훈훈한 봉사의 손길이 하루종일 이어진 휴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