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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성과급에 과세까지...시장경제 도입

<8뉴스>

<앵커>

'북한은 바뀌는가' 시리즈 두번째 순서입니다. 오늘(21일)은 초기 시장경제 체제로 접어든 북한을 생생한 현지 화면을 통해 전해드립니다.

김천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8월 9일 오전, 압록강 건너편 혜산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의 발걸음이 전에 없이 힘차 보입니다. 차림새도 훨씬 밝아졌습니다. 2, 3년전과는 달리 오가는 차량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전력사정이 좋아졌는지 가로등도 새로 생겼습니다. 얼음과자를 파는 노점상까지 등장했습니다.

연흥동에 사는 길수엄마도 집에서 키운 야채를 담아 머리에 이고 부지런히 장마당으로 향합니다.

지난 7월 일련의 경제조치가 발표된 이후 장마당은 전에 없이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월급이 올라 구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이제 월급을 타면 쌀 80킬로그램 정도는 살 수 있게 됐습니다.

{김미화/혜산시}
"일반 근로자는 2100원, 초임 근로자는 1800원, 숙련공은 3700원"

새롭게 임금을 조정하면서 북한은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실적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입니다.

혜산 주민들의 출근길 발걸음이 빨라진 것은 새로 도입된 성과급 제도 때문입니다.

"(임무) 완성한데 따라, 완성하게 되면 공자(임금)를 다주고 완성하지 못하면 프로수에 따라 내리 잘리우지..."

직장인들의 임금이 오르고 농민들의 수입이 늘면서 북한은 주택과 전기, 상수도, 개인농지 등에 사용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이 무상이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아직 이같은 일련의 경제적 조치들을 무척 혼돈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시장경제의 도입으로 자신들도 곧 중국처럼 잘 살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제 개념이) 없었던 사람들이 지금은 있다는 소리예요.그러니까 국가가 세금을 받아도 백성들이 '어 이거 받아야 되겠다' 이런 인식이..."

이제 혜산시 장마당에선 더이상 꽃제비들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의 어느 농촌 5일장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돈을 벌 수 있고, 돈이 있으면 잘 살수 있다는 초기 시장경제적 개념은 이제 북한 주민들에게 하나의 생활 신념으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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