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국 소년에 골수기증한 일본인

<8뉴스>

<앵커>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한국인 소년을 위해 한 일본인이 골수를 기증했습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워 많은 사람들이 꺼리는 수술인데, 이 일본인은 이름도 밝히지 않고 선뜻 기증했습니다.

테마기획, 유영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17일) 오후 3시쯤 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조그만 아이스 박스가 긴급 공수됐습니다.

아이스 박스 안에 든 것은 오늘 아침 일본에서 수술을 통해 채취된 골수 2팩. 인계된 골수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골수를 이식받는 사람은 올해 중학교에 진학한 13살 이주현군입니다. 주현 군은 지난 99년부터 만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3년째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왔습니다.

주현군 부모는 그동안 국내에서 골수 이식이 가능한 사람 세명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고통스러운 골수채취 수술을 해주겠다고 선뜻 나서지 않았습니다.

절망에 빠져있던 주현군 부모에게 올해초 뜻하지 않게 일본에서 기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골수은행협회의 수소문을 듣고 한 중년의 일본인 남자가 아무런 조건없이 골수를 기증하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홍성미/이주현군 어머니}
"너무 감사하구요, 얼굴이라도 한번, 목소리라도 한번들으면 편지라도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구요."

오후 5시부터 시작된 골수 이식은 2시간여만에 무사히 끝났습니다.

{성기웅 교수/서울 삼성 의료원}
"일본에서 온 골수의 양이 우리가 기대했던 이상의 충분한 양이 왔기때문에 이 정도면 한달 후쯤 퇴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현군은 지긋지긋한 병원의 무균실을 벗어난다는 생각에 그동안 잃어버렸던 해맑은 미소를 짓습니다.

{이주현/백혈병 환자}
"이제 주사를 안 맞고, 친구들과 뛰어 놀수 있어서 아주 좋아요."

주현군처럼 일본인으로부터 골수 이식을 받은 경우는 지난 99년부터 모두 40여건을 넘습니다. 모두 일체 신원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현해탄을 넘은 일본인들의 따뜻한 인간애가 꺼저가던 소중한 생명을 건져 내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