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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신원 확인…"다 타서 모르겠어"

<8뉴스>

<앵커>

이번 사고 희생자 시신 발굴 작업은 이제 거의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희생자 신원 확인이 어려워 유가족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17일) 새벽 1시쯤, 김해시청에 마련된 피해가족 대책협의회 사무실입니다. 한 유족이 공개된 시신 사진을 살펴보지만 워낙 심하게 훼손돼서 가족들조차 알아볼 수 없습니다.

{유가족}
"다 탔어요. 다 탔다니까, 없는데 뭐."

이렇게 시신 사진으로도 신원 확인이 어렵자 시청 유족 대기실의 게시판은 날이 밝으면서 시신들의 특징들을 기록한 글들로 가득찼습니다.

희생자들의 목걸이, 반지같은 유품들과 몸에 박혀있는 철심같은 신체 내부 특징까지 자세히 기록돼있습니다.

{신성철/유가족}
"우측 대퇴부에 철심이 있는 분이 있으면 여기 가면 이런 식으로 찾을 수 있으니까.."

시신 안치실을 먼저 돌아본 유족들이 자신이 본 시신의 신체 특징을 기록해, 다른 유족들이 가족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단서조차 못잡아 애태우는 유족은 여전히 많습니다. 한 유족은 숨진 가족을 치료했던 치과 의사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이상일/치과의사}
"내가 치과의사인데 환자 한 명이 숨져 (구강)모형이 있어 확인하려했는데 구분이 안되네요."

가족이 한꺼번에 많이 숨지는 바람에 결혼 사진 앨범을 들고 다니며 신원 확인에 나서는 유가족도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이번 사고 희생자 126명 가운데 실종자를 빼면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겨우 6명입니다.

가족 잃은 슬픔도 견디기 힘겨운 유족들은 사고가 난지 이틀이 넘게 지나도록 시신 조차 확인하지 못해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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