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항공기 조종사들 사이에는 이륙 후 3분과 착륙 전 8분을 더한 이른바 '마의 11분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15일) 사고도 착륙을 불과 3분 앞둔 시점에서 발생했습니다.
김민표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중국 민항기가 김해의 산 기슭에 충돌한 시간은 오전 11시 45분쯤. 김해 공항 착륙 예정 시간을 불과 3분여 남긴 상태였습니다.
이륙 후 3분, 착륙 전 8분을 의미하는 이른바 '마의 시간대'였습니다.
항공기는 이륙시에 가장 많은 힘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이륙을 할 때는 기체 결함이나 위험상황을 발견하더라도 운항을 중단하기 어렵습니다.
또 착륙 8분 전에는 항공기의 출력이 비행 능력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갑작스런 위험상황을 발견하더라도 기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국제 항공기구의 통계에도 지난 20여년 동안 발생한 사고의 54.8%가 이륙시에 발생했고, 27.6%가 착륙시에 일어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유경송/대한항공 조종사}
"굉장히 집중을 하고, 저희 규정에도 그 시간대에는 하다못해 사담(개인적인 대화)도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이 밖에도 여러 면에서 다른 사고와 악연이 적지 않습니다. 우선 사고 당시 비가 내린데다, 악천 후로 회항 지시가 내려졌다는 점이 지난 93년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 때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추락지점도 오늘 중국 민항기가 추락한 신어산이 해발 4백미터, 아시아나기가 추락한 운거산은 해발 380미터로 똑같이 공항 근처의 야트막한 야산이었습니다. 야산에 추락한 사고 치고는 생존자가 많은 점도 닮았습니다.
또 정확히 3년전인 99년 4월 15일은 대한항공 화물기가 상해에서 추락한 날입니다.
당시에는 우리 항공기가 중국의 2대 도시에서 추락했고 이번에는 중국 항공기가 우리나라 2대 도시에서 추락해 오늘은 두 나라가 악연의 항공 사고를 기록한 날로 남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