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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권 침해도 '환경 피해'로 인정

<8뉴스>

<앵커>

대형 건물이 늘어나면서 도시마다 일조권을 둘러싼 분쟁이 그치지 않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방안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환경 피해로 인정돼 보다 신속하게 보상받게 됐습니다.

김유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상봉동에 사는 주부 한영수씨는 베란다 문만 열면 숨이 막힙니다. 한달 전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5층짜리 다세대 주택이 거실 앞에 들어선 것입니다.

잘 자라던 베란다의 화초들이 시들어 버렸고 대낮에도 전등을 켜지 않으면 지하실과 다를게 없습니다.

{한영수/가정주부}
"정신적인 고통을 이루말할 수가 없죠."

하루가 멀게 건물주와 실랑이를 벌인 끝에 건물 철거 소송까지 냈지만 해결책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서울 마포구의 23층짜리 아파트단지 건설 현장입니다. 노란색으로 표시되는 이 아파트 단지가 완공되면 주변의 저층 주거지역은 햇볕이 차단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경우 법적 소송 말고는 해결 방안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일조권 침해도 환경 피해로 인정돼 정부의 조정 대상이 됩니다.

소송에 따른 피해자의 부담이 덜어지고 결정도 곧바로 내려지는 만큼 조정 신청이 쇄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창현/중앙환경분쟁 조정위원장}
"짓고 있는 건물뿐아니라 이미 지어진 건물, 또는 고가도로 때문에 농작물 피해가 있는 경우도 해당됩니다."

동짓날 기준으로 햇볕이 드는 시간이 하루 평균 4시간 미만이면 일조권 피해로 인정됩니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일조권 침해로 판단되면 보상금 지급과 건물 층수 제한 결정도 내릴 방침입니다.

{이정호/공학박사}
"이런 규정이 도입되면 건물 단가뿐 아니라 건물 형태에도 많은 변화가 오게 될 것입니다."

일조권 피해가 환경분쟁 대상에 포함되면 일조권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건축법과 시.도 조례도 대폭적인 손질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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