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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땅값 폭등...거주농민은 '퇴출'

<8뉴스>

<앵커>

국방부가 최근 농민들이 개간해 온 민통선 안의 농지를 공개 매각했는데 이런 사실을 당시에 예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농지가 모두 외지인 손에 넘어가면서 값이 두배나 뛰었고 오랫동안 땅을 가꿔온 농민들만 쫓겨날 위기에 놓였습니다.

보도에 이홍갑 기자입니다.

<기자>

중부전선 최전방 마을 강원도 철원군 생창리. 당초 이곳은 폭발물이 널려있던 황무지였지만, 지난 30년 동안 주민들의 피와 땀으로 농토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주민들은 쫓겨나게 생겼습니다.

{주민}
"맨손으로 호미로 옥토를 만들었는데 그냥 가져가겠다는 겁니다. 뺏어가는 거에요"

사건의 발단은 국방부가 일선 부대의 복지 개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주민들이 개간한 땅을 공개 매각하면서 부터입니다.

공매 결과 땅은 돈 많은 외지인 한 사람에게 전부 낙찰됐고 공매 절차를 제대로 알지 못한 주민들은 모두 탈락했습니다.

{신용림/강원도 철원군 생창리 주민}
"입찰에 대해 전혀 모르는 농민들이 태반인데 이틀전에 입찰하겠다고, 공문도 아니고 전화만 딱오면 입찰에 참여하지 말라는 얘기지요."

업친데 덮친 격으로 평당 2만여원에 땅을 낙찰 받은 외지인은 땅값을 두배 이상 올렸습니다. 민통선안의 땅이 투기의 대상이 되고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됐는데도 군은 어쩔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군 관계자}
"접경지역에 대한 법률이 신설되서 (주민들에게) 특혜를 준다면 모르겠는데 현행 법률로는 어렵습니다."

내 땅 한평 갖는다는 평생 소원이 물거품이 되버린 농민들은 삶의 의욕 마저 잃었습니다.

{김순옥/강원도 철원군 생창리 주민}
"이렇게 나중에 땅을 다 뺏을려면 입주를 왜 시켜서 청춘을 다 허무하게 보내게 해. 어디가서 어떻게 살아요. 우린 도저히 살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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