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오토바이 사고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실을 운전자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좀 문제가 있는 게 안전교육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과정이 거의 없습니다.
대충대충 면허따서 거리로 쏟아져 나오니 사고가 늘 수 밖에 없습니다.
기동취재 2000, 남승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의도의 도로 위를 오토바이들이 질주합니다. 헬멧도 쓰지 않은 운전자들이 솜씨를 뽐내며 달리다 넘어집니다.
서울 혜화동의 한 도로. 한 운전자가 잠시 한눈을 팔다 지나가던 다른 오토바이를 미처 피하지 못해 사고를 내고 맙니다.
오토바이는 운전자가 외부에 노출돼 있어 일단 사고가 나면 곧바로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교육이 선행돼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오토바이 운전면허시험 응시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전체 50명 가운데 혼자서 연습을 하거나 아예 연습을 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43명으로 86%나 됐습니다.
{면허시험 응시자}
"그냥 접수하고 시험봐요. (배우진 않나요?) 그런 거 없어요. 그냥 와서 시험보고 떨어지면 다시 와 시험보고..."
방학을 맞아 많은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지만 제대로 교육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얘기입니다.
오토바이 면허시험 응시자 대부분이 이렇게 뒷길이나 공터에 선을 그어 놓고 운전연습을 한 뒤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응시자들은 오토바이를 배울 마땅한 교육기관이 없다고 호소합니다.
{면허시험 응시자}
"(학원은 따로 안다니세요?) 다니려고 해도 여기 없잖아요. (학원을 찾아는 보셨어 요?) 예, 서울에는 없어요."
실제로 경찰청에 등록된 오토바이 학원은 전국을 통틀어 고작 7곳 밖에 되지않고 그나마 서울에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자동차에 비해 수강생이 적은데다 수강료도 자동차의 삼분의 일 밖에 되지 않아 학원들이 수익성이 없다며 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교육체계상의 허점은 곧바로 오토바이 사고의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청 조사결과 올들어 승용차의 사고발생건수는 18.3% 줄어든 반면 오토바이 사고는 57.3%나 증가했습니다.
{기경문/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에 운전자에게 필요한 법적인 지식과 기능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교육과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체계적인 지식과 기능을 익힐 수 있는 제도적인 교육과정의 도입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우리나라의 오토바이는 백만대를 넘어섰지만 부실한 운전자들이 양산되면서 도로의 무법자,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