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외국인 "서울 운전 너무 겁나요"

◎앵커: 선진국의 도로는 대개 초행길의 운전자도 별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을 만큼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한 외국인에게 서울시내 운전을 시켜봤습니다. 이민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생활 6년째인 미국인 브러스키씨는 한국 여성과 결혼까지 했기 때문에 웬만한 서울 지리는 잘 아는 편입니다. 서울에서 운전대를 잡은 지도 벌써 4년, 하지만 운전은 여전히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강북에서 일을 마치고 강남의 집까지 가려면 강변북로를 거쳐 한강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미국 대도시에서 오래 운전을 한 브러스키씨지만 강변북로 진입부터가 모험입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진입램프가 맨 오른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1차선에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1차선은 차들이 가장 빨리 달리는 차선이기 때문에 진입램프에서 강변북로로 들어서려면 식은 땀이 흐르기 일쑤입니다.

<앤드류 브러스키(미국인) "끼어들려면 속도를 급히 올려야 하는데 아주 위험하다.">

강남으로 넘어가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한강 다리로 이어지는 진출램프들이 주행로 오른쪽으로 일정하게 설치되지 않고 왼쪽에 설치된 곳도 상당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출로가 오른쪽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달리다 뒤늦게 왼쪽 진출로를 발견하는 바람에 놓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앤드류 브러스키(미국인) "진출로를 놓치면 한참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 차를 돌릴 방법도 없다.">

도로 안내 표지판도 믿고 따를 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예컨대 일산의 경우 자유로 상의 표지판이 일산, 일산신도시, 일산 신시가지 3종류로 표시돼 있어 각각 다른 곳인 줄 착각한 적도 있습니다. 또 목적지를 앞두고 예고 표지판 하나 없다가 갑자기 진출로가 나타나 급히 차선을 바꾼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김정현 박사(교통개발연구원} "도로 표지판을 전문가에 의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체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산에 맞춰 임시방편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 97년에 자동차 천만 대를 넘어서 자동차 대수만 갖고 따지면 세계 10위권의 대국으로 도약했습니다. 그러나 도로와 안내표지판은 여전히 일관성이 없고 무원칙해서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SBS 이민주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