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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횡포..환자 '강제퇴원'

◎앵커:보험회사의 속사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엉터리 사고환자를 색출한다며 이렇게까지 환자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은 좀 곤란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기동취재 2000, 노흥석 기자입니다.

○기자:교통사고로 입원했던 주부 강모씨는 지난 4월 가짜환자 취급을 받고 강제로 퇴원당했습니다. 함께 교통사고를 당했던 9살짜리 아들의 통학을 돕느라 아침마다 병상을 비웠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강제퇴원 환자 "원무과나 원장님한테 얘기를 했어요. 애를 퇴원시키면 내가 학교를 데려다 줘야 한다, 그렇게 얘기를 해서 허락을 받았어요.">

하지만 보험사 직원은 막무가내로 아침마다 빈 병상을 촬영한뒤 강씨의 입원기간이 길다며 병원을 압박했습니다. 병원측은 보험회사의 뜻대로 통원치료가 가능하다는 소견서를 써줬고 강씨는 결국 가짜환자로 몰려 퇴원당했습니다.

<담당의사 "(보험사에서 치료비) 지불정지가 들어 오기 때문에 이젠 통원치료를 하셔야 된다고 그런 얘기를 내가 두 번 정도 했던 것이 기억이 나요.">

강씨는 자기 돈을 들여 다른 병원에 입원했지만 보험사 직원들은 그 병원까지 따라와 당연하다는 듯 사진촬영을 계속했습니다. 교통사고 보상금 소송에 대비해 강씨가 가짜환자라는 증거를 잡겠다는 의도에서였습니다.

<강제퇴원 환자 "사진을 왜 찍습니까? 그게 제일 불쾌해요.">

<보험회사 직원 "따질 수 있는 꼬투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계속 추적이 됩니다.">

보험회사 직원들은 마음대로 병실에 들어가 사진을 찍지만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한문철(변호사) "허락도 없이 안정가료를 요하는 환자들에게 불쑥 불쑥 들어 올 수 있겠습니까? 명백한 방실침입죄 주거침입죄와 같은 것인데요, 명백한 범죄행위입니다.">

그러나 보험사 직원들은 이런 지적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교통사고로 입원했던 김모씨는 새벽 여자만 있는 병실에 들이 닥친 보험회사 직원에게 심한 모욕을 당했습니다.

<피해 환자 "속옷 차림이었죠. 누군가 날 쳐다 보는 느낌이 들어서 눈을 떴더니 어떤 남자가 저를 내려다 보고 있더라고요. 너무나 놀라서 제대로 소리도 못질렀어요.">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은 보험회사 직원들이 가짜환자 색출이라는 명분을 보험료 삭감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만호(정형외과 원장) "환자도 큰 죄지은 양 당신 나가야 된다고 윽박지르고 병원측에도 무슨 허위청구하는 병원인양 치료비를 삭감해 버리고 이런 문제가 많이 생기는 거죠.">

보험회사 직원들의 탈법적인 영업활동 때문에 교통사고 환자들이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SBS 노흥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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