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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으로 그린다"

◎앵커: 음악가에게는 귀가 소중하듯이 화가에겐 눈이 생명입니다. 그런데 실명 위기에 놓여 있으면서도 붓을 놓지 않는 노화백이 있습니다.

테마기획 원로 서양화가 오승우씨를 나종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오승우 화백의 붓놀림은 빠르고 강렬합니다. 이제 70을 넘긴 나이지만 화폭을 오가는 붓 끝에는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살아 움직입니다.

오 화백의 그림 솜씨는 천부적이었습니다.

미대도 아닌 일반 대학에서 혼자서 그림을 연습해 특선을 거머쥐었고 29살에 최연소 국전 추천작가가 되는 영예도 누렸습니다.

그러나 오 화백의 이런 왕성한 활동에 위기가 찾아 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앓았던 망막 허약증이 오십대 중반들어 급격히 악화되면서 실명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오 화백은 광선이 있는 곳이면 색안경을 써야만 했고 해가 지면 붓도 놓아야 했습니다. 2년에 한번씩 병원에서 수술도 받아야 했습니다.

<오승우(예술원 회원) "정말 한때는 붓을 놓을까도 생각했습니다.그러나 이렇게 끝날 수는 없다고 생각했죠">

이때부터 오 화백은 육안 대신 마음의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화풍이 단순한 재현에서 벗어나 오히려 힘과 넋이 가득찬 세계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93년에는 예술원 회원으로 당당하게 일어 섰습니다. 절대 절명인 시력의 약점을 극복하고 오히려 마음의 눈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낸 오 화백.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오 화백이기에 그의 그림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오승우(예술원 회원) "좀더 높은 예술적인 경지에 끌어 올려서 명작이라고 한장 남겨 놓는다면 그것이 제일 소원입니다">

SBS 나종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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