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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한문서당..'우리 훈장님'

◎앵커:독경소리도 낭랑한 서당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시민들을 맞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서당을 지켜온 훈장 선생님을 테마기획 이재철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한약재상 골목에 자리잡은 허름한 이층 건물.

이 건물에서는 늘 한문을 읽는 낭낭한 독경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현대식 건물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옛 서당의 규범 그대롭니다.

배우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깎듯이 예를 갖춰야 하고 두루마기도 걸쳐 입어야 합니다.

사람 됨됨이와 예의 범절등이 주된 강의 내용입니다.

<이길상(시민서당 훈장) "예자는 인지본야인즉 공자님께서는 사람의 뿌리는 예다, 예없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올해 62살의 이길상씨가 이처럼 도심속에서 훈장 노릇을 하게 된 것은 순전히 남을 위해 살라는 선친의 유언때문이었습니다.

<이길상(시민서당 훈장) "남을 위해서 꼭 이런일을 하고 살거라 이런 유언을 줘서 이길로 이것이 아버지의 뒤를 이은 나로서는 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이 길을 가게 된겁니다.">

이때문에 이씨는 21년전 고향인 경북 봉화를 떠나 낯선 서울시장 한복판에 무료 시민 서당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논어와,맹자등 사서삼경을 가르쳤습니다.

지금까지 무려 8백여명의 시민들을 제자로 길러냈습니다.

<김명숙(서당 수학 2년) "여기 나오면서 욕심을 부려선 안되겠구나 버리고 살아야겠구나 이런 마음을 많이 느꼈습니다.">

날로 땅에 떨어지는 도덕성이 안타까워 시골에서 상경한 훈장 선생님 이씨.

오로지 바르게 사는 길을 가르치기위해 댓가없이 봉사에 나선 이씨는 이 시대의 참된 훈장 선생님입니다.

<이길상(시민서당 훈장) "정말 우리 몸에있는 인의예지가 소중하구나 이런 것을 깨닫게 하기위해 나는 이 일을 계속하는 겁니다.">

SBS 이재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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