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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땜질 정책

◎앵커: 기름을 절약하기 위해서 기업이나 가계가 새 설비를 들일 때 에너지합리화 지원자금이라는 받을 수가 있습니다. 물론 장기 저리융자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게 바닥났다는 겁니다. 왜 그런지 홍지만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기아자동차는 지난 6월 설치한 지 10년된 보일러를 교체하기 위해 에너지합리화자금 융자를 신청했습니다. 보일러를 최신형으로 바꿀 경우 연간 3억원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습니다. 그러나 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올 예산이 이미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홍경화 과장(기아자동차):저희가 신청했을 당시에는 올해 배정예산이 모두 고갈되어 가지고 저희가 융자를 받을 수 없다는,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그런 답변을 들었습니다.>

유리병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도 유리를 녹이는 용광로가 오래 돼 기름낭비가 심각했습니다. 이 회사 역시 용광로를 바꾸기 위해 융자를 신청했지만 자금이 바닥난 뒤였습니다.

<고영일(영일유리 대표): 연료값은 자꾸 오르고 그에 대해서 우리가 또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자금 신청하더라도 정부에서 지원이 없어요.>

이런 식으로 융자를 신청했다 돈을 받지 못한 기업은 무려 200여 개에 달합니다. 에너지 합리화 자금은 기업들의 기름절약을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융자지원해 주는 자금입니다.

그러나 기름값이 쌀 때는 예산배정에서 뒤쳐져 올해도 불과 44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데 그친 것입니다. 뒤늦게 정부는 294억원을 추가로 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원갑 차장(에너지 관리공단): 현재 예산은 전부다 소진돼서 집행이 완료됐습니다. 정부에 추가로 350억원을 요청했습니다만 이것마저도 모자라는 형편에 있습니다.>

기름값이 쌀 때는 손을 놓고 있다가 기름값이 급등하자 허겁지겁 땜질식 보완책을 내놓는 에너지정책. 우리 경쟁력의 현 주소입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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